여행이야기/국내여행

[합천여행]함벽루 이황, 조식시

별찾아~ 2020. 10. 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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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하면 어떤 장소가 떠오르나요?  전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먼저 생각나네요. 요즘 합천에 가볼만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해인사도 있고, 캠핑좋아하는 분들은 해인사 캠핑장,  한가지 소원을 꼭 이뤄준다는 천불천탑도 있고, 가을엔 황매산 억새, 옛것에 관심이 있다면 함벽루, 호연정도 있습니다.

여러곳 중에 이번에 함벽루를 가봤습니다. 멋진 풍광의 사진한장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좋은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발길을 이끕니다.

 

함벽루( 涵 碧 樓 )

고려 충숙왕 8년 1321년 함주지주사 김영돈이 세웠고 여러 차례에 걸쳐 중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함벽루를 만들 당시 황강에 많은 나무들이 떠내려 와 사람들이 나무를 건져내 무엇에 쓸까 고민하다 정자를 세웠다고 합니다. 강 건너편 모래밭은 황강 레포츠 공원이고 강변 건물들 너머에는 정양호(正陽湖)라는 아름다운 습지가 있습니다. 지금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예전에는 보였다고 합니다.


특히 함벽루에서 황강 정양호를 바라는 멋진 풍경이 많은 시인 묵객들이 모여 즐겼던 장소입니다. 이들중 대표적으로 이황, 조식, 송시열등과 같은 조선시대 유명한 사람들의 글이 누각내부 현판에 걸려있습니다. 또한 누각 뒷편 함벽루라 새긴 송시열의 글씨가 있습니다. 누각은 정면3칸, 측면3칸 들보5량으로된 이층 목조기와집이면 특히 누각 처마의 물이 황강에 떨어지도록 배치된 점이 유명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편액에 함벽루 한자가 보입니다. 함()은 (물에) 젖다, 적시다. 잠기다. (물에)담그다는 뜻을 갖고 있고, 벽(碧)은 푸를 벽입니다. 푸르름에 젖다. 푸르름에 잠기다는뜻인것 같습니다. 하늘의 푸르름과 강의 푸르름, 나무의 푸르름이 어울어진 멋진 이름의 누각입니다.

누각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나무들이 단풍이 들면 이또한 멋진 풍경을 연출할것 같습니다. 09월23일에는 단풍이 아직들지 않아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이 풍경도 멋집니다. 

함벽루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올라가는 나무계단에서 바라볼때 대들보 왼편에는 퇴계 이황의 시가 반대편은 남명 조식의 시가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시인 묵객이 쓴 시들이 많은 현판에 걸려 있습니다. 이런 글들을 볼때 아쉬운 점이 전부 한자라서 뜻을 제대로 알기 힘든 점입니다. 같은 공간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공감할수 있는 부분이 있을것 같은데 아쉬움을 뒤로 남기며 떠납니다.

 

대들보 왼편에 있는 퇴계 선생의 시가 해서체로 쓰여 있으며, 점필재연구소 정석태가  해석한 것입니다.

北來山陡起 東去水漫流(북래산두기 동거수만류)
북에서 뻗어 내린 산들은 우뚝 솟고 동으로 질펀하게 강물은 흘러가네

鷹落蘋洲外 烟生竹屋頭(안락빈주외 연생죽옥두)
기러기 마름 자란 모래톱에 내려앉고 대숲 속 집 위로는 저녁 밥 짓는 연기

閑尋知意遠 高倚覺身浮(한심지의원 고의각신부)
한가로이 찾는 마음 느긋하기 그지없고 높은 곳에 기대서니 몸은 둥실 떠오르네

幸未名韁絆 猶能任去留(행미명강반 유능임거류)
다행스레 벼슬길에 이름 아직 걸지 않아 가거나 머무는 것 이렇게 자유롭네'

조선시대 성리학자의 남명 조식 선생시가 초서체로 쓰여 있습니다. 경상대학교 남명연구소 남명집 해석입니다.

喪非南郭子(상비남곽자) 남곽자(南郭子)처럼 무아지경에 이르지 못해도

江水渺無知(강수묘무지) 강물은 아득하여 알 수 없구나.

欲學浮雲事(욕학부운사) 뜬 구름의 일을 배우고자 하나,

高風猶破之(고풍유파지) 오히려 높다란 바람이 흩어버리네.

 

누각에 서서 주위를 빙 둘러보면 고요함과 반짝이는 물결, 강 둑의 나무들, 저 멀리보이는 산들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이 당신에게도 전해질 것입니다. 멍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휴식하기 좋습니다.

위에 보이는 노란바탕에 함벽루라는 글씨는 국사 책에서 많이 본 우암 송시열이 쓴 글이라고 합니다. 함벽루는 황우산연호사라는 사찰 바로 아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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